사랑바보에게 보내는 편지.1
 
 한가지 재미있는 얘기가 있어서 편지 보낸다.
 
 먼저 말을 했다가 돌아올 거절이 두려워
 서로가 서로의 용기만을 바라던
 바보 같은 사랑이 있었다.
 사랑은 확인이 아니라 믿음이라지만
 사랑이 만든 바보들은
 상대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을테지.
 한 바보가 말로는 끝내 못하다가
 다음의 글을 써보냈단다.
 '이글을 받거든 전화를 걸어주렴.
 그냥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면
 너가 듣고싶었던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바보에게 보내는 편지.2
 
 어떻게 해야 멋있게
 헤어질 수 있을까
 몇날 밤을 고민하여 만들어낸
 멋있는 말을 연습하고 연습해서
 너를 만났을 때
 바보같이 까먹고 말다니
 초라한 모습으로 헤어짐을 당하고
 집에 와 다시보니
 어떻게 된일이지
 <헤어져!>란 말이
 <보고싶어!>라는 말로 고쳐져있었어.
 
 
 사랑바보에게 보내는 편지.3
 
 떠나야한다는 너의 굳은 입술에
 설핏 미소지으며 후회를 감추지만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내 미소가 거짓이었음을 알아다오.
 목숨보다도 소중한 내 사랑아.
 
 
 사랑바보에게 보내는 편지.4
 
 어떠한 변명을 해도
 너를 용서할 수 없어.
 
 어떤 변명을 한들
 너에게 용서받을까.
 안녕 내사랑.
 지금도
 너만을 사랑해.
 
 용서는 못하지만
 만나줄 수는 있어.
 실은
 나도 너만을 사랑해.
 
 
 사랑바보에게 보내는 편지.5
 
 나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묻는 바보야
 사랑이 변하고
 세상 모든 것이 변해
 너와 내가 증오로 갈라진다 해도
 너를 사랑한 사실만은
 어쩔 수 없는
 그것으로도 충분한 것이
 사랑이야.
 나만을 사랑할 수 있냐고 묻는 바보야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이 나타나
 사랑을 뺏아간다해도
 내 첫사랑만은 될 수 없는
 그것으로도 충분한 것이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