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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없는날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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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닉스^^ 작성일02-03-03 01:36 조회6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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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없는 마을은
내려가는 길이 붕붕 떠다닌다
나무들, 집들이 우뚝우뚝 서있다
바람이 없는 날은
마을 전체가 길을 잃는다
길을 가는 사람들은 가벼운 웃음을 던진다
바람이 없는 날은
아무것도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
나무뿌리가 잘려서 땅 위에 꽂혀도 무방하다
벽들은 쓰러짐에 대한 상상력을 기피한다
벽들은 일어섬에 대한 그리움을 망각한다
바람이 없는 날은
마을의 시계가 멈추고
조금씩 조금씩 마을사람들의 동맥은 굳어간다
비닐 과자봉지들이 외진 구석으로
모이기가 힘들어 봉지들은 안타깝다
바람이 없는 날은
산다는 것과 시를 쓴다는 것
모두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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