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게로

그대 품속으로 깊이 잠기면 잠길수록
내 마음은 불안에 떨어야 합니다.
내게서 보다 그대에게서 얻는
행복이 크면 클수록 어지럽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사랑이
때로는 무게로 다가와
힘겹기까지 하여
벗어나 보려 바다로 뛰어들고
심연에 몸을 숨겨도
어쩔 수 없는 건
언제나 그 자리
도로 그 손길이기 때문입니다.

숨 죽이지 않아도
더욱 크게 들리는
뜨거운 입김은
어느새 나를 태우고
이름마저도 없이 사라져
재가 되어도
결국 사랑의 무게로 밖에
살 수 없음을
불안하고 현기증이 나도록
그 사랑으로 인정하고 싶습니다.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기 보다
없는 이상을 허송으로 좋기 보다
다가오면 올수록 더욱 크고
더욱 넓은 그래서 두려운
사랑의 무게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