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온다면

이제는 겨울이 완전히 내 곁에 다가와 있다.

 가을이 어느샌가 저만큼 달아나 버렸고 목도리, 장갑에 무장을 해야하고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나는 계절. 겨울이다.

  이미 첫눈은 내렸었다.  내가 첫눈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게...

  만약 첫눈이 다시 내린다면, 그 첫눈은 아주 많이 내렸으면 좋겠다.

  눈을 맞으면서 친구들과 눈싸움등을 하면서 우정을 쌓고 싶다.  난 아직 친구들과 눈싸움 했던 기억이 없다.  오히려 눈 오는 날이면 방안에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눈이 많이 내린다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만약 첫 눈이 내린다면 종일토록 첫눈을 맞으면서 걸어 다니고 싶다.  첫 눈을 맞으면서 걸어 다닌다는 것이 왠지 낭만적으로 생각 된다.  첫 눈을 맞으면서 걸어 보는게 소원이기도 하다.  그리고.. 첫눈이 오는 날 난 소원을 빌고 싶다.  흔히 애들이 알고 있는 얘기 중에서 첫눈 오는 날까지 봉숭아 물이 빠지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얘기가 있다.  지금 내 발톱엔 빨간 봉숭아 물이 빠지지 않고 남아 있다.  그래서 비록 이런 얘기가 헛소리 일지는 아니 헛소리 일테지만 그래도 그 헛소리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솔직히 그런 얘기들을 믿고 싶다.  어리석다고 누군가가 비웃더라도... 이번에 내린 첫눈은 내게 별 의미, 추억을 남겨주지 못했다.  올해는 비록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지만 내년 첫 눈 오는 날에는 이쁜 추억들을 많이 많이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