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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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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닉슝이 작성일99-04-28 10:18 조회4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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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 서정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떨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5
 
 
 
 나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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