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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愛人(애인)에게 부치는 편지 - 박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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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닉스 작성일00-04-12 09:46 조회4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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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 바람 2
                -잊혀진 愛人(애인)에게 부치는 편지<p>                                        박  상  환<p>        밤에 대해, 별에 대해, 눈동자에 대해,
        그리고 약속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시간은 지나갔습니다.<p><p>        이제 꽃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당신에 대하여 한때 나는 노을이었고 물결이었으나
        당신에 대하여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지금은 멀리
        떨어진 두 꽃을 흔드는 바람일 뿐입니다.<p><p>        가야할 길이 없더라도 그침 없이 가는 존재를
        우린 바람이라고 불렀습니다.
        한 때, 우리는 서로를 흔드는 바람이었습니다.<p>
        아직도 나를 흔들며 오는
        섬이라는, 호수라는, 기차역이라는
        그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던 나는
        그 이전에도 어쩌면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p><p>        당신이 꽃 이라면
        나 또한 꽃 이기에
        바람이 불면 그저 흔들리고
        지금은 겨울, 그리움도 여린  땅 아래 파묻혀
        잠을 자야 합니다.
        동면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 입니다.<p><p>        다시 만나길 빕니다.
        더 먼 곳이 될지 아니면 더 가까운 곳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 나라에 강 꽃 산 꽃 푹죽처럼 만발한 날
        당신은 나를 처음 보고
        나 또한 당신 처음 보면서
        다시 뛰는 생명으로 만날 것을 믿습니다.
        한 동안 바람이 차가울 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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