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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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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마^^ 작성일00-02-12 01:04 조회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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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바보<p>
여름의 한낮은
참을 수 없을만치
뜨겁고
지리했다
찬물로 샤워를 해도
얼음을 입에 넣고
깨물어도
무덥고 지리한 건
마찬가지였다<p>하릴없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낮잠이나 잘까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p>-여기 종론데
지금 빨리 나와요-<p>그의 음성은
청량음료처럼 쏴아하고
시원한 기포소리처럼
들려왔다<p>종로가 아니라
더 먼 곳이라도 달려가고 싶었다
그런데도 나는
앙큼하게<p>-싫어요-
했다<p>이러는게 아닌데
얄팍한 여자 자존심을
앞세우는 내가
나를 놀라게 했다
한마디를 덧 붙이고 말았다<p>-전 그렇게
심심해할 때 말상대나 해 주는
여자가 아니예요
만나고 싶을 때엔
최소한 하루 전에
미리 약속해야하잖아요?-<p>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곧 이어
나는 후회를 했다
다시 전화가 걸려오면
종로 어딘데요- 해야지<p>그러나
나보다 더 여리고
나보다 더 용기없는
그에게선
다시 전화가
걸려오질 않았다<p>나는 발을 동동거리며
안타까와 했고
혹시
수화기가 잘 못 놓여있는지
몇번이고
확인하고 있었다<p>바보!<p>우리 두 사람은
똑 같이 바보였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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