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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야 이별은 혼자할 수 없는거야★☆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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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닉스^^ 작성일01-05-03 22:09 조회8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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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야 이별은 혼자할 수 없는거야★☆

(25)
오빠와 있었던 일.....
몇 가지만 말할까 합니다.

98년 봄이었습니다.
그때 오빠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이미 취업을 한 상태였죠.
난 3학년......
아마도 오빠가 없었더라면 학교를 그렇게 계속 다닐 순 없었을 겁니다.


주말을 이용해 오빠랑 바다를 보러 갔습니다.
그냥 당일 코스로 갔다 올 계획이었는데
너무 정신없이 놀다가 막차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오빠는 꽤나 당황하더군요......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는데.....
내가 그냥 아무데나 보이는 여관엘 가자고 했습니다.
난 오빠를 믿으니까요.....


\"임마..... 너 그런데서 재우고 싶지 않단 말이야........\"


오빠는 이렇게 말했지만......
난 괜찮다고, 아무 상관없다고 그랬습니다.
우리 뭔가 바뀐 것 같죠? ^^


내가 졸라서 찾아 들어간 여관.......
좀 어색하긴 했었습니다.
침대방이었습니다.
대충 씻고 너무 피곤해서 잘려 하는데
오빠가 바닥에다 이불을 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침대에 누웠고.......


\"오빠 이리 올라와..... 바닥에서 뭐하는 거야.....\"
(진짜 아무 뜻없이 한 말이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손만 꼬옥 잡고 자도 좋은 거....아시죠?)


내가 이렇게 말해도 오빠는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괜찮다고 말하면서.......


\"빨리 올라오라니까.... 청승맞게 뭐하는 짓이야.......\"


내가 하도 졸라서 오빠는 내키지 않는 듯 침대로 올라왔습니다.
나란히 누워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내가 이불 밑으로 오빠 손을 더듬어 잡았습니다.
오빠가 웃더군요......
오빠는 나에 대한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오빠 나 팔베게 해줘......\"


오빠가 팔을 내밉니다.
오빠의 팔을 베고 누우니까......
너무 좋더군요.......^^


글쎄요......
그 밤.....
난 뭔가를 바랬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바란다기 보다는......
내가 오빠를 너무 사랑하고 있으니까.......
오빠에게 내가 가진 전부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빠를 위해..... 나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내 맘을 오빠가 눈치라도 챘던 걸까요......
오빠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수연아..... 난 있잖아...... 니 순수함..... 꼭 지켜주고 싶다......\"


난 좀 시무룩해졌죠......


\"내가 뭐가 순수해...... 나 하나도........\"


\"아니..... 넌 세상 어떤 여자보다도 순수해.....
나한텐 그래.... 그래서 꼭 지켜주고 싶어......
내가 니 순수함 지켜줄거야..... 알았어 임마?\"


오빠는 웃으면서 나를 바라봤습니다.
흔들리는 오빠의 눈빛.
세차게 뛰는 내 가슴........


내가 오빠에게 기습적으로 뽀뽀를 했습니다.
당돌하게도 말이죠.....
그리고 부끄럽게 웃었습니다.
오빠는 내 볼을 살짝 꼬집으면서 웃더군요.......


\"빨리 자.... 낼 첫차 탈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단 말야.....
늦게 일어나면 버려두고 오빠 혼자 가버린다?\"


참......... 분위기 없는 남자죠........? ^^


하지만 오빠가 나를 위해주는 마음이 그렇게 특별했기 때문에
내가 오빠를 그렇게 많이 사랑했었나 봅니다.
오빠한테 안겨서, 오빠의 팔을 베고
그렇게 깊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가........


(26)
오빠와의 추억 중 또 기억나는 한 가지......
98년 여름이었습니다.


난 방학을 했고, 오빠도 휴가를 받았습니다.
오빠 친구들이랑 계곡으로 놀러 가기로 했습니다.
텐트 가지고, 베낭 메고 2박 3일동안 가는 여행......
너무 기대되었었죠.


오빠 친구들 다섯명이랑 그 각각의 여자친구들......
그러니까 총 12명이 같이 놀러 갔습니다.
어마어마한 인원이었죠.


텐트를 치고 남자들이 밥을 합니다.
여자들은 완전 공주 대접입니다.
여자들끼리 계곡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이야기하고 놀면
남자들이 밥을 다해서 갖다 바칩니다.
설거지도 남자들 몫입니다.


오빠가 유난히 날 챙기는 걸 보고 다른 오빠들이(오빠친구들)
막 야유를 보냅니다. 다른 여자들은 날 부러워합니다.


밥 먹을 때도 오빠는 반찬 같은 거 집어서 내 입에 넣어줍니다.
나도 내가 먹던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오빠 입에 넣어줍니다.
(연인들 사이에서만 능한 얘기 ^^)
밥 먹으면서도 우린 끊임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그윽하게 웃어주고
또 한번씩 뽀뽀도 합니다.
(밥 먹다가 뽀뽀한다고 오빠 친구들한테 많이 쥐어박혔었지요....^^)


나는 피부가 유난히 뽀얀 편입니다.
그래서 오빠가, 피부 햇볕에 그을려서 껍질 벗겨지면 따갑다고
매번 썬크림을 가지고 따라다니면서 내 팔이며 다리.... 발라줬습니다.


우리는 텐트를 4개 쳤었습니다.
여자 남자 2개씩 쓰도록 말이죠.
하지만 이틀 밤동안 오빠 친구들이랑 다른 여자들한테 야유를 받아야 했습니다.
내가 오빠 팔베게 하고 잘 거라고 떼를 써서......
그리고 오빠가 \"우리 수연이 내가 팔베게 해줘야 잘 자는데....\"
이러고 장단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첫날밤에 술자리가 거하게 준비되었습니다.
삼겹살 굽고..... 소주랑 맥주를 어마어마하게 사가지고 갔었죠.
유치하지만 게임을 하고 놀았습니다.
(원래 놀 땐 유치하게 노는 게 젤 잼있는 거 아시져.....?)
놀다가 오빠가 눈짓을 보내면서 살짝 빠져나오라고 했습니다.


오빠랑 나랑 둘만 빠져 나와서.....
일행들로부터 좀 떨어진 곳(으슥한 곳)으로 갔습니다.
오빠 팔짱을 꼈습니다. 오빠가 웃습니다.
우린 어디 앉았습니다.


\"재미있어?\"


오빠가 은근히 물어봅니다.
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계곡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별이 엄청 많았습니다.
분위기가 센치해졌죠......


\"오빠..... 나 말야.....
너무 행복해서 자꾸 눈물 날 것 같애......\"


내가 장난스럽게 말했습니다.


\"....... 행복한데 왜 눈물이 나......\"


\"모르겠어.... 난 원래 그래......\"


오빠가 피식 웃습니다.


\"그럼 말야....
앞으로 슬프거나 기쁘거나 해서 눈물날 땐 꼭 오빠한테 와.....
너 오빠 없는데서 울면 오빠가 가슴이 아플 것 같으니까....
꼭 오빠한테 와서 울어.....
그럼 오빠가 널 안아줄 수도 있고... 눈물 닦아 줄 수도 있고.....
달래줄 수도 있으니까... 알았지.....?\"
(정말 놀라운 발전입니다. 사랑은 원래 이런 걸까요......
그 무뚝뚝하던 사람이 저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사랑하면 시인이 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내가 오빠 어깨에 기댑니다.
그렇게 기대고 싶다 생각했던 그 넓은 어깨에........
오빠가 살짝 다가옵니다.
나는 눈을 감습니다.
촉촉한 오빠의 입술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입을 맞추었습니다.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고......
벌레들이 웅웅거리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모기한테 엄청 뜯겼죠....^^)


오빠와의 추억........
너무나 많지만 이렇게 두가지만 떠올렸는데도 벌써 눈물이 막 나려 합니다.
울면 안됩니다.
지금 내 옆에는 오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빠가 없을 때 울면 난 더 마음이 아파집니다......
그리고 잠을 이룰 수 없어 괴로워해야 합니다.........


(27)
이제 슬슬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 이야기...... 다시 되뇌이고 싶지 않지만......
내가 상처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고 싶기 때문에
꾹 참고 한번 써보려 합니다.
어차피 내가 극복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98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오빠와 함께 지내고
난 곧바로 부모님이 계시는 집엘 갔습니다.
집에 가면서 오빠랑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꽤 멀리 떨어져 있었거든요....)
우린 매일 전화를 붙들고 살았습니다.
(이땐 핸드폰이 있었죠... 오빠랑 패밀리폰을 가입했거든요...)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면 아예 충전기에 꽂아놓고 이어 마이크 폰을 꽂고
그렇게 밤새 이야기를 소근거렸습니다.


그날은 1998년 12월 30일이었습니다.
오빠가 내일(31일) 내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했습니다.
같이 제야의 종소리를 듣자고 했습니다.
99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시점에서 우리가 떨어져 있어서 되겠느냐고....
장난치며 말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벌써 2년이 다 되어가게 만났구나.....
야.... 참 시간 빠르다.. 그치?\"


\"벌써 그렇게 됐어? 와~ 오빠 만난 게 바로 어제 같은데.....\"


우린 그런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내일 오빠가 차 직접 몰고 갈테니까....
우리 멋있게 드라이브 하면서 해돋이 보러가자... 알았지?\"
(이때 오빠는 차가 있었어요... 하얀색 엘란트라....)


나는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마냥 웃기만 했습니다. 바보같이.......
그리고 그날 밤 그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수연아 있잖아.... 너 졸업하면.... 오빠한테 바로 시집와라.......\"


\"왜?\"


\"그냥..... 잠시라도 떨어져 있기 싫어서 그래.
임마..... 오빠가 오라면 오는거지 웬 말이 많냐?\"


\"아이....그게 뭐야..... 싫어,.....
난 놀 것 다 놀다가 그렇게 늦게 시집 갈거다 뭐.... 치.......\"


난 삐진 척 했지만 오빠의 말에 너무 행복했었죠.


\"안돼..... 내가 너 졸업과 동시에 데려올거야....\"


\"오빠 나 먹여살릴 자신있어? 내가 밥 얼마나 많이 먹는 줄 알어?\"


\"그래두 괜찮어 임마..... 쪼그만게 먹어봤자 얼마나 먹는다고.....
걱정하지마.....짜식..... 설마 내가 너 굶기기야 하겠냐?\"


그때 우리가 나눴던 대화들.....
또박또박 끊기듯 하나하나 선명하게 생각이 납니다.
오빠의 목소리가 생생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한참 웃고 떠들었습니다.
새벽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빠 낼 운전하고 올려면 피곤할텐데..... 우리 그만 자자....\"


아쉽지만 내가 먼저 전화를 끊으려 했습니다.


\"그럴까? 그래.... 오늘밤에 이불 꼭 덮고 자고......
임마..... 너 감기 들면 오빠가 뽀뽀 안해준다?\"


이제 우린 부끄러운 농담까지 서슴없이 주고받는 사이입니다.
내가 깔깔 웃었습니다.


\"치......오빠가 거부해도 내가 오빠 귀잡고 막 뽀뽀 해버리지 뭐.....\"


나도 만만치 않게 받아쳤습니다.
오빠도 크게 웃습니다.
전화를 끊으려 하는데......


\"수연아.....\"


오빠가 낮은 목소리로 부릅니다.


\"응.......?\"


\"수연아......\"


\"아이.....왜~\"


\"사랑한다.... 임마...짜식아....사랑해......\"


오빠가 부끄러운 듯 말했습니다.


아......그랬습니다.
오빠가 분명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2년이 가깝게 사귀어 오면서 오빠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내가 투정부리 듯 \"오빠는 왜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안해줘? 내가 미워?\"
이렇게 물었을 때도 내 이마를 툭 쥐어박으며 그랬었습니다.


\"임마...... 그런 말은..... 원래 아껴야 하는거야....바보......\"


오빠는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밤엔..... 왜 그랬을까요.....
오빠가 그날밤 그 말을 하지만 않았더라면.......
우린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후에 계속계속 생각했었습니다......


정말 그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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