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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야 이별은 혼자할 수 없는거야★☆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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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닉스^^ 작성일01-05-03 22:08 조회9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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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야 이별은 혼자할 수 없는거야★☆

(19)
그 후에 학교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훈영오빠와는 간간이 삐삐로 연락을 하는 사이가 됐구요.
그냥 서로의 안부만 주고 받는 그런 사이가 되었죠.
훈영오빠도 학교에 복학을 한 터라 바빴지요.
그리고 가끔 우린 술친구도 했어요.
포장마차에서.... 닭똥집과 함께......^^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가끔 훈영오빠를 만나다 보니.....
어느새 훈영오빠에게 정이 들어버렸나 봅니다.
좋아한다는 감정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나 봅니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할 자격(?)이 없다고 나 자신을 추스리면서도
자꾸만 그런 현실 때문에 가슴이 아파오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오빠를 마음 속에 많이 허락해 버린 것 같았습니다.


겨울방학이 되었는데 집에는 못갔습니다.
(주말에 몇 번 간 것 빼구여)
겨울 방학 땐 진짜 계절학기를 들었거든요.....
구멍 난 학점 채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방학때도 자취방에 있다보니까 훈영오빠를 만날 기회가 더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더 정이 들어버린 건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 당시 훈영오빠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주체할 수 없을만큼 커져만 가는 좋아한다는 그 감정 때문에
혼자서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오빠에게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내게 있었던 일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고,
더구나 자기 친구랑 그런 짓까지 한 나인데.....
오빠가 받아들여 주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은 접을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지고 커져만 간다는 사실을.......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부모님을 뵈러 집에나 갈까 생각했지만 뭔가 허전하고 아쉬웠습니다.
훈영오빠에게 삐삐를 쳤습니다.
내 방 전화번호를 남겼죠.
십분 쯤 후인가 연락이 왔습니다.


\"너 어디냐?\"


훈영오빠는 내가 \'여보세요?\' 하자마자 대뜸 이랬습니다.


\"자취방\"
(이땐 좀 많이 친해져서 내가 말을 놓게 됐죠)


\"이브날에 그런 데 쳐박혀서 뭐해 임마....
나와.... 술이나 마시자....\"


난 내심 기뻤는지도 모릅니다.


\"오빠 어딘데?\"


\"OOOO알지? 거기로 나와. 이쁘게 하구 나와 임마.\"


그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훈영오빠의 장난 섞인 말...
이쁘게 하구 나와 임마.....
이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느낌....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훈영오빠가 오라고 했던데로 갔더니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단 둘이 있고 싶었는데 좀 아쉬웠죠 ^^)
근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모두 짝이 맞았는데......
단 한사람.... 훈영오빠만 솔로더군요....


내심 기뻤죠.....
훈영오빠의 전문대 친구들이라 했습니다.
내가 가니까 다들 난리도 아니더군요.....


\"야~ 훈영이 이 자식 숨겨둔 애인이 있었구나?\"


\"그러게 말이다... 그래...
어쩐지 미팅도 안하고 여자한테 관심도 없다 했더니...\"


다들 이렇게 한마디씩 합니다.
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야 임마.... 이렇게 이쁜 아가씨 숨겨두고 우리한테 인사도 안시켰냐?
이놈 나쁜 놈일세...\"


훈영오빠의 친구 중 한 사람이 오빠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합니다.
나는 말없이 빙긋웃습니다. 근데.....
훈영오빠의 한마디가 내 가슴을 시리게 만듭니다.


\"애인 아냐.... 그냥..... 잘 아는 동생이야.....\"


어쩜..... 그렇게도 그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히는지....
그래.... 역시 그랬던 거야....
오빠는 날 그렇게 밖에 생각 안하는거야.... 그래.....
감히 오빠를 좋아한 내가 바보였지..... 잘못이겠지......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20)
그날, 다른 사람들은 재미있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전... 재미가 없었습니다.
훈영오빠가 계속 신경이 쓰였으니까요....
하지만 나도 재미있는 척, 그렇게 분위기를 맞춰주려 노력했습니다.


훈영오빠가 알게 모르게 날 많이 챙겨줬습니다.
행여나 술을 좀 많이 마신다 싶으면 그만 마시라고 눈짓을 보낸다거나,
오빠 친구가 내 옆에서 담배를 피워대면
(내가 담배연기에 기침을 좀 많이 하거든여)
저리루 가라고 친구를 막 닥달하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내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빠가 자꾸만 그러면 내가 오빠를 더 많이 좋아하게 될테니까....
오빠를 더 좋아하면 내가 많이 힘들어 지니까.......


늦은밤입니다.
오빠 친구들이랑 다 헤어졌습니다.
올나이트 하자고 다른 친구들이 그랬는데
오빠는 나더러 집에 일찍 들어가라고 합니다.
좀 섭섭했지만 오빠가 시키니깐 그러기로 합니다.
오빠가 날 자취방까지 데려다 주려고 일어섰습니다.


오빠랑 둘이 걸어오면서... 좀 추웠습니다.
내가 어깨를 움츠리니까 오빠가 겉에 입고 있던 무스탕을 벗어주려 합니다.
내가 괜찮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래도 오빠는 끝내 벗어서 내 어깨에 걸쳐 줍니다.
오빠의 온기.... 따뜻합니다.


오빠가 추워보여서 내가 하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서 오빠에게 매줬습니다.
오빠가 웃습니다.
너무 행복하면서도 가슴이 무지 쓰립니다.


집 앞에 다 왔습니다.... 너무 아쉬웠습니다.


\"잘 자고.... 임마, 너... 오빠가 집에 가자고 해서 삐진 거 아니지?\"


오빠는 내가 말없이 시무룩한 게 마음에 걸렸나 봅니다.
내가 아니라고 고개를 흔듭니다.
오빠가 다시 목도리를 풀어서 내 목에 따뜻하게 매줍니다.
오빠의 손길이 내 볼을 스쳐 지나갑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빠 있잖아......\"


오빠가 나를 바라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오빠를 불렀던 걸까요.....


\"그래.... 뭐......?\"


\"오빠..... 낼..... 뭐할거야?\"


전혀 생각지도 않은 말이 나옵니다.
오빠가 내 머리를 툭 건드립니다.
웃으면서......


\"너랑 놀아달라구...? 짜식이.....
오빠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인 줄 알어 임마?\"


오빠의 말이 야속하게만 들립니다.


\"싫음 관둬라 뭐.... 나두 친구들 만날거야.... 치......\"


내가 삐진 척 합니다.


\"아냐..... 낼.... 만나자.... 오빠가 맛있는 거 사줄께.
그리고....크리스마슨데 동생한테 선물도 사줘야지......\"


오빠가 웃습니다.
아.... 너무나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하지만.... 동생이라는 말.......
역시 그렇습니다...
훈영오빠는 날 친한 동생으로밖에 생각지 않습니다.


\"오빠.... 재밌게 놀아....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어.......\"


오빠의 무스탕을 벗어 건넸습니다.
오빠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섰습니다.
넓은 어깨가 듬직해 보입니다.


예전 내 실수만 아니라면(건희선배 사건)
저 넓은 어깨에 기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다시 머리를 세차게 흔듭니다.
내가 훈영오빠의 어깨에 기댈 자격이나 있는지......


마음이 시리기만 합니다........


(21)
크리스마스 날,
오후에 훈영오빠를 만나 밤늦게까지 계속 같이 붙어다녔습니다.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내를 같이 어깨 부딪치며 걸어다녔습니다.
(아마, 누군가를 사귀어 본 사람들은 다 아시겠져....
특별한 건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손 꼬옥 붙잡고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그렇게 오빠랑 같이 보내는 시간 동안에도 전 내내 우울했습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사람이란 사실 때문에, 아니,
욕심부리면 안되는 사람이란 사실 때문에 말입니다.......


그렇게 199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때까지 훈영오빠에게 전 그저 그냥 친한 동생이었습니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때.....
전 너무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건희선배를 좋아했을 때보다 더 심한 증상이 일어났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할 때에도,
무슨 일을 하든간에 훈영오빠가 그립고 보고 싶어서 자꾸만 눈물이
났으니까요......


그때 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땐 막 신나고 들뜬 기분이 드는 게 아니라,
끝도 없이..... 그렇게 한없이 가슴만 시리고 아파진다는 사실을.........
훈영오빠는.....
내게 그런 존재였습니다.
떠올리면 눈물나고 아련해지는 존재........


너무나 힘들어서 더 견딜 수 없었던 어느날......
전 드디어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 내 맘을 오빠에게 다 말해버리기로......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술에 의지해서라도 다 말해버리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오빠에게 연락했죠.


\"오빠.... 난데..... 나 오늘 술이 너무 마시고 싶거든?
나 술 좀 사줄래? 우리 자주 가던 그 소주방 알지?
거기로 나와...... 나 기다리고 있을께.....꼭 나와........\"


그렇게 삐삐에 음성을 남겼습니다.
저녁에 소주방에서 오빠를 만났습니다.


\"임마....... 너 왜 그래?\"


오빠도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놀라서 묻습니다.


\"그냥..... 갑자기 술이 너무 마시고 싶더라?\"


내가 웃으면서 대수롭잖게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너 얼굴이 꽤 상했다.......?\"


오빠가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그래......? 아마도 술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그런가 보지 뭐.......\"


또 내가 흘려 말합니다.
오빠가 내 머리를 툭 쥐어 박습니다.


\"쪼그만게.....짜식이 어디 오빠 앞에서 술타령이야......
그래..... 오늘 얼마나 많이 마시나 함 보자.......\"


오빠가 웃습니다.
너무나 해맑은 웃음.......


\"오빠 나 장난 아니야......
진짜 오늘 죽을 때까지 마실거야.....
그러니까 나 업고 갈 마음의 준비하고 있어야 해.... 알았지?\"


내가 협박 아닌 협박을 합니다.
오빠가 또 웃습니다.
진짜 술이 나왔을 때 전 숨 쉴 틈도 없이 마셔댔습니다.
빨리 취하고 싶었습니다.
술에서 우러나는 용기를 얻고 싶었습니다.
오빤 아무 말도 묻지 않고 비워진 내 술잔 채워주기에 바쁩니다.
너무 급하게 마신 탓인지.......아님 긴장을 했던 탓인지.......
내 주량인 한병을 다 채우기도 전에 전 이미 취해있었습니다...


술이 막 오르려 할 때의 그 기분.....
느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막 뭔가 속에서 자꾸만 슬픈 감정이 꾸역꾸역 솟아오르면서.......
세상에서 내가 젤 슬픈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 말입니다.......
그런 기분이 막 들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입을 열었습니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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